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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외국계 글로벌 기업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공개된 정보가 제한적이라 어떻게 취업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외국계 기업들은 수평적 기업문화와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직원 복지로 구직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반면 정기 공개채용보다는 수시채용이 일반적이고, 채용 과정을 세세히 공개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취업준비 과정에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22일 매일경제는 취업포털 사람인과 함께 주요 외국계 기업들의 채용 특징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취업 전략을 소개한다.
국내 외국계 기업은 해외 본사의 지사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채용 규모가 크지 않고, 인력 수요가 발생하면 채용하는 상시채용이 보편화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구직자들이 수시로 관심 기업의 채용공고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국내 지사 조직이 수백~1000명 단위를 넘어가는 큰 조직은 여름·겨울방학 시즌 등 특정 시기에 인턴을 채용하기도 한다. 단 업황이나 인원 공백 등에 따라 매년 동일한 시기에 채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올해 상반기 인턴이나 신입을 채용했거나 하반기 채용이 예상되는 기업으로는 구글코리아, 한국P&G, 한국쓰리엠, 한국존슨앤드존슨, 로레알코리아, 이베이코리아 등이 있다.
구글코리아는 정기채용이 없고 상시로 인재를 뽑는 것이 특징이다. 구글코리아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대졸 신입으로 지원하는 것과 인턴에 지원한 후 인턴이 끝나면 정규직 전환을 노려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대졸 신입은 원서 접수→전화인터뷰→―오피스인터뷰→채용위원회 승인 등 절차를 거쳐 선발한다. 구글코리아 채용의 가장 큰 특징은 블라인드 방식이라는 점이다.
서류에서부터 학점, 영어점수, 성별, 사진 등을 기재하지 않고 서류 양식 제한도 없다. 신입은 전화인터뷰 통과 후 강도 높은 오피스인터뷰(하루 4~5번 단계적)를 실시한다. 인터뷰는 대부분 문제풀이 방식이며 일부는 영어로 진행한다. 무엇보다 인터뷰 과정에서 상세하고 논리적으로 답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시로 채용이 진행되며 지원에서 입사까지 평균 6~8주가 소요된다.
세계적 화장품 기업 로레알코리아는 각각 4월, 10월에 하계·동계 인턴을 채용한다. 이와 별개로 지난해 하반기에는 신입사원 채용과 같은 개념인 MT(Management Trainee)를 선발했는데 올해도 10월께 비슷한 채용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채용 프로세스는 원서 접수→오프라인 인터뷰→탤런트 오디션→최종 인터뷰로 요약된다. 로레알코리아는 이력서·자기소개서 대신 자기소개 영상을 제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1~3분가량 `내가 누구인지` 소개하는 형식이다. 내가 누구인지, 회사와 직무에 관심이 있는 이유 등을 솔직하고 정확하게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프라인 인터뷰는 영어와 한국어 모두 실시한다. 탤런트 오디션은 조직 내 역량과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하고, 최종 인터뷰는 임원이 참가하는 면접 형식으로 진행된다.
한국P&G는 각각 3월, 9월에 하계·동계 인턴을 채용해 왔다. 정규직 전환이 가능한 인턴인데, 절대평가로 진행하기 때문에 전환율이 매년 다르다. 온라인 테스트 2회와 면접 3회를 거쳐야 한다. 서류 양식에 제한이 없고, 어학 점수에 커트라인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 테스트에서는 P&G 인재상에 대한 평가와 인지적 사고능력(수리추론, 논리추론, 작업기억) 등을 평가한다. 면접은 3회에 걸쳐 심층 인성면접으로 진행하는데 중간에 영어면접이 한 차례 있으니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한국쓰리엠은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격인 글로벌 영리더(O2프로그램) 선발을 진행했는데 채용 절차가 1·2차 면접으로 비교적 단순하다. 모집 직무별로 관련 전공자를 뽑는 것이 특이점이다. 영어 능력은 필수로 토익 850점 혹은 이에 준하는 역량을 요구한다. 1차 면접은 다대다 형식으로 실무진이 인성과 영어 면접을 진행하고, 2차 면접은 프로젝트 과제 수행 후 임원진 대상 프레젠테이션 면접 형식으로 진행한다. 쓰리엠의 O2프로그램은 글로벌 인재를 채용·육성하는 것으로 선발자는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일정에 비춰 볼 때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을 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베이코리아는 학력, 성별, 사진을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면접은 다대다 형식으로 프레젠테이션과 역량면접을 한 번에 원스톱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역량, 직무 자질, 조직문화 적합성 등을 비롯해 창의적인 아이디어, 이커머스 산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등을 중점 평가하므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한국IBM은 지난해 9월 정규직 전환형 인턴십 프로그램인 IBM Wild Blue 채용을 진행했다. 올 하반기에도 비슷한 채용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IBM은 영어 점수(토익스피킹 혹은 오픽 점수) 제출이 필수다. 자기소개서에는 지원 직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비전, 역량, 커리어 계획 등 측면에서 진솔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은 인성 면접, 롤플레잉 면접, 케이스 면접 등으로 진행되는데(직군에 따라 면접 횟수, 방식에 일부 차이 있음) 면접에서 자신의 차별화된 역량과 경험을 충분히 표현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인턴에 선발되면 3개월 인턴십 근무 후 평가를 통해 정규직 입사 기회가 주어진다.
이 밖에 외국계 기업 지원 시에는 서류 지원·면접·외국어 준비 등에 있어 국내 기업과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외국계 기업에 지원할 때 서류는 커버레터와 레주메(이력서)를 국문·영문 버전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지원자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서류이므로,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핵심 내용을 간략히 담아야 한다.
외국계 기업 면접에서 겸손은 금물이다. 당당한 태도로 장점을 어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국계 기업은 서류 합격 후 이른 시일 안에 면접을 보는 경우가 많고, 면접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미리 대비해야 한다. 기업에 따라 다르지만 글로벌 기업은 세 차례 이상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장점을 지나치게 드러내면 거만한 느낌을 주는 것과 달리 외국계 기업에서는 겸손한 태도가 자칫 `자신감과 능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외국계 기업은 업무 특성상 영어 등 외국어 사용 빈도가 높고, 직무나 조직에 따라서는 아예 외국인과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아 어학 점수보다 실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지원하는 회사 업종이나 직무에서 쓰는 전문 용어를 학습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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